[매일경제 2017.05.30] 발레, 현대무용, 코믹댄스…6월엔 쉘 위 댄스?

admin    18-09-08 16:10   2,088  

장르 아우른 굵직한 무용축제 즐비
현대적 소재 녹인 대한민국발레축제…즉흥·참여형 노원코믹댄스페스티벌
현대무용 스타 총출동 `쓰리볼레로`도…2~3만원대 티켓값에 수준급 공연 즐길 기회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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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설명국립발레단 `스파르타쿠스`


공연 팬을 자처하는 관객 중에도 유독 무용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. 뮤지컬·연극처럼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, 오직 몸짓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다 보니 어렵게 느껴진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. 그러나 무릇 춤의 사전적 정의는 `흥에 겨워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뛰노는 동작`이다. 오는 6월은 말 그대로 부담 없이 흥겹게 춤의 세계에 입문해보기 좋은 시간이다.

발레, 현대무용, 코믹 즉흥 댄스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실력파 안무가와 무용수들의 장르별 작품이 가지각색 축제를 통해 관객을 찾아오기 때문이다. 다음달 8~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`대한민국발레축제`가 대표적이다.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어느덧 국내를 대표하는 춤의 향연으로 자리 잡았다. 국립발레단, 유니버설발레단 등 대형 단체는 물론,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안무로 무장한 신진 무용단체들의 신작을 1만~3만원 남짓의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점이 미덕이다.

올해는 우리 일상에 맞닿은 소재를 활용한 `생활 밀착형` 창작 발레의 약진이 돋보인다. 와이즈발레단의 참가작 `더 라스트 엑시트(The Last Exit)`는 이 시대 `미생`들의 삶을 발레에 녹였다. 차이콥스키의 음악 `백조의 호수`에 맞춰 정장을 입은 신입사원으로 분한 무용수들이 군무를 선보인다. 이를 기획한 홍성욱 안무가는 "`땅콩 회항` 사태, 직장 내 갑을관계, 비정규직들의 고달픈 삶, 회식 문화 등을 반영해 이 시대 직장인들의 비상구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"고 전했다.

이외에도 TV 댄스 서바이벌 쇼 `댄싱9`으로 잘 알려진 무용수 이루다가 안무한 `블랙 스완 레이크 R`는 오염된 호수에서 백조는 멸종하고 변종된 흑조만이 살아남는 설정으로 부조리한 권력 질서에 병드는 현대 사회를 표현한다. 치열한 직장생활을 견뎌내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댄스의 유쾌한 블랙 코미디 발레 `평범한 남자들`도 이목을 끈다. 국립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`스파르타쿠스`와 `세레나데` `돈키호테` 등의 하이라이트를 포함한 `발레갈라`, 모던 발레 거장 이어리 킬리안의 작품이 담긴 유니버설발레단의 `디스이즈모던`도 챙겨볼 만하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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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설명노원국제코믹댄스페스티벌 `잠에서 일어나세요`


올해 3회째를 맞은 노원국제코믹댄스페스티벌은 다음달 5~9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. 코믹한 움직임과 의상, 소품들을 조합한 말 그대로 `쉽고 웃기며 재미있는` 춤으로 무용의 대중화를 꾀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축제에는 국립발레단, 서울시무용단을 비롯한 국내 12개 단체와 일본·홍콩 출신 무용단 5개 팀이 참가한다. 관객이 그저 가만히 앉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춤의 일부가 되어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는 점이다.

노원구민들이 홍콩 무용단체 `언록 댄싱 플라자`와 직접 공연을 만들어 가는 코믹 즉흥 댄스 `볼레로` 공연, 일본 무용수들과 함께하는 무료 저글링 워크숍 등이 대표적이다. 이외에 국내 참가작 중 국립발레단의 `발레101`,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`얼토당토`, 김광진발레단의 `코믹 호두까기 인형` 등이 무대에 오른다.

축제 참가작은 아니지만 그 자체만으로 성대한 축제의 분위기를 뿜어내는 기대작도 있다. 다음달 2~4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신작 `쓰리 볼레로`가 그 주인공이다.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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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설명국립현대무용단 `쓰리 볼레로`


국내 무용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 안무가 3인이 유명한 라벨의 `볼레로` 음악을 각자의 시선에서 새롭게 풀어낸 춤들을 한데 묶은 형태다. 파리오페라발레단에 한국인 최초로 입단해 쉬제(솔리스트)로 활약한 안무가 김용걸, 세계적 현대무용단 피핑톰 단원이자 `댄싱9`으로 인기몰이를 한 김설진,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예술감독 김보람이 이번 공연을 위해 출동했다.

수원시향의 반주로 무용수 37명의 대규모 군무를 선보이는 김용걸 안무가의 버전은 원작의 해체, 재조립에 초점을 둔 나머지 안무가 2인의 버전과 확연히 다를 것이란 분석이다. 익숙한 선율의 `볼레로`가 안무가의 개성에 따라 어떻게 해석되는지 지켜보는 것이 감상의 포인트다.

[오신혜 기자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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